부슬부슬
비가 내리는 날
유리창을 넘어
빗소리가
집 안으로
흘러 들어온다.
여러 사물에
부딧히는
물방울이
음악을 연주하는 듯
거칠게
섬세하게
합주를 한다.
이런 날에는
자연스레
파전이 생각난다.
후덥하기도 한
여름날에는
살얼음 막걸리도 함께
결국
참을 수 없어
대포집으로
오징어가 듬뿍
들어간
두툼한
해물파전
구겨진
노란 주전자의
살얼음 막걸리
이 순간만큼은
다른 음식이
없어도
괜찮다.
마른 목을 달래줄
막걸리 먼저
입술에 얼음이 닿은 듯
시원함이
정수리까지 올라온다
옥수수의 구수한 맛이
마지막에 퍼진다
이때
파전의 바삭한 부분을
뜯어 한 입
고소함이
몸을 감싸면
행복함도
가득 퍼진다.
오징어의 식감도
같이 느끼며
바다의 향도
함께 먹는다.
이때
간장에 있는
고추와 양파
한 조각
고소함에
깊이를 더한다
번갈아 가면서
먹다보면
어느새
막걸리 한 주전자를
다 비운다.
얼굴도
붉으스름 한 것이
해가 뜬 거 같더라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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