긴긴 겨울 밤.
집집마다 불을 뗀다.
온돌방에 모여 추운 밤을 보내는 동안
가마솥에는 밤새도록 타갠 옥수수를 끓인다.
원래는 강낭콩을 같이 넣고
당원을 듬뿍 넣어
밤새도록 푹 퍼지게 끓였다고 한다.
오늘 먹은 옥수수범벅은 팥이 들어 있다.
오랜시간 정성껏 끓여서
팥과 옥수수가 푹퍼졌고
그 전분으로 끈끈한 죽같은 모양이 되었다.
한 입 가득 넣은 순간,
고소한 향과 은은한 단내가 느껴진다.
뜨거움에 입 안에서
호호 불어가며 먹는다.
타갠 옥수수는 껍질이 없어
부드럽다.
고소함이 느껴지는 찰나에
팥의 존재감이 드러나며
비슷한 듯 다른 식감이
먹는 즐거움을 더한다.
구수한 차로 한 번 입가심을 하고
다시 은은한 단맛과 고소함을 느끼며
가득 입 안에 넣는다.
시린 겨울이 다가오지만
옥수수범벅 하나로
따뜻한 마음을 담아본다.
마지막까지 입 안에 감도는
은은한 단맛은
여운을 남겨준다.
아쉬움에 겨울 풍경을 바라보다.
빈 그릇을 내려다 보았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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